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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12 반복되는 찌질함!
낯선 샹송이 흐르는 밤...



낮에 주워들은 샹송 앨범을 기억해뒀다가, 구글링 몇분만에 음원을 받아버리고 말았다. 아직 웹은 자유롭다. 그래도 국내 가요 다운받은 것 보다는 맘이 편하다. 국내 가수에겐 참 미안한 일이거든...

이 곡의 제목은 'Parlez-Moi d'Amour'. 우리 말로 '날 사랑해줘요' 라던가.
제목 참 찌질하니 참 맘에 든다. ㅋ


'봄~'

매년 이 시기는 참 기분이 들뜨기 마련이다. 아침 출근길에 지천에 한 동안 보지 못하던 형형색색의 꽃들이 눈길을 이끌어 누군가에게 '출근길에 흐드러지게 꽃이 피었네요. 화창한 봄날만큼 즐거운 하루되세요~'같은 안부 문자 날릴이가 없어 난감해하고, 근무중에 흡연실에서 담배 한대 물어 불을 붙이고는 건너편 건물 마당에 곱게 핀 목련을 바라보다가 '이제 봄이 잖아!' 하는 소리라도 들은 것 마냥 괜히 혼자 설레고, 안양천에서 자전거 달리며 선선한 바람을 느끼면서도 천방 뚝길따라 나란히 줄지어 흐드러지게 핀 벚꽃들이 고와보여 길가던 아무 처자 손을 낚아채고 데이트를 해야 할것 같은 충동이 일기도 한다.


왜 괜히 '잔인한 4월'이겠는가.


그런 이율배반적인 감정을 고이 품에 간직한채, 그나마 손에 찌들듯한 담배냄새를 지우고저 화장실에서 손을 빠득빠듯 씻고 자리로 돌아오면, 나보다 어린 친구가 쑥스러운 눈빛으로 내미는 청첩장을 쓴웃음반, 억지 웃음 반으로 축하하며 받고, 이번에는 축의금을 얼마를 해야 적당한가. 지방 결혼식에 버스는 어디서 몇시에 출발하는 지를, 그리고 나는 주말 아침에 몇시에 집에서 나서야 하고, 내 정장이랑 구두는 지금 자취방에 있는지, 집에 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나도 모를 한숨부터 내뱉기 마련이다.


"아우~ 축하해요~!!! 사귀고 얼마 되지도 않은것 같은데 벌써 결혼을... 아 대체 머 어떻게 했길레 그래요? 나도 언능 가야되는데 방법좀 알려줘요~~~"


방법 알려달라는건 그냥 한 말이다. 그대 기분 좋으라고 그냥 한 말...
근데 난 그 얘길 하곤 정말 '방법'을 알려주는 양 기대를 하고 있더라.


"에으~ 그냥 술먹고 조르면 되요~ 흐흐흐"




난 술먹고 얘기했다가 채인적이 있다. --;


짬내서 웹질이나 할 생각에 네이버에 들어간들, 다음에 들어간들 뉴스들은 식상하다. 그 헤드라인만 보기만 해도 과장되어 보이는 낚시성 제목에, 생각하면 짜증 나는 것들에, 잘못 하나 클릭했다가 우리 위대하신 가카 사진이라도 보게되면(my eye! my eye~!!!) 몇분은 좀 쉬어야 시력을 회복할 정도다. 결국 웹진에 널린 에세이나 읽어 보든가, 아고라 즐보드나 찾게 되는게 수순이다. 그리고 클릭 몇번에, 정신 차리고 나면 난 또 그런글을 읽고 있더라.

'솔로 8년차 직딩의 고백', '왜 전 여자친구가 없을까요! ㅠㅠ', '여자가 싫어하는 남자타입 10가지'


결국엔 다 똑같은 얘길 다른 단어와 어순으로 늘어놓은 것들 뿐일텐데, 자꾸 눈이 가고 읽게되는건, 내가 아직 그 글에 쓰인 단어와 어순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이유인가? ... 어쨌든 참 쭈글한 시간들이기 그지없다.


남들 고민에 대한 처방은 내가 들어도 그럴듯 하니 시원하게 내주면서 정작 내 case에는 난감해 하는지를,
'중이 지 머리 못깎는다'는 명제에 대해 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그래서 난 좀 겸손해져야 하나 싶다.


'이봐...연애상담은 해줄수 있지만, 나도 못하는 거라 다소 신빙성이 떨어진다네. 듣고 안듣고, 믿고 안믿고는 당신 마음이지만, 괜히 얘기해봤자 내 입만 아프고, 나까지 초라해지니 다른 사람을 찾아 보는게 어떤가.... 술먹고 고백했다가 결혼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친구한테 얘기해보는게 좋을것 같네. 난 술먹고 그랬다가 채였거든~

게다가, 난 좀 겸손해질필요가 있다네...'
Posted by 떼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