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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02 미필적 고의에 의한 '된장'질 2
1. 요즘 너무 책을 안 읽는 듯해. 오죽하면 다음 뉴스를 보는데도 글 읽기가 귀찮아 지는 건지. 그래서 독서좀 할 계획이었어. 한심하지. 독서도 계획을 하다니 말이야. 그러던 와중에 라디오천국 podcast듣다가 임경선이 요즘에 새로 출간된 하루키 소설을 읽는다는거야. 마침 잘됐지. 바로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어. 뭐 예약주문만 받는 상태였지만, 머 언제 오든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니 주문하는 건 망설여지지 않았지. 1권이 왔고, 2권은 한참 뒤에 올꺼래. 2권 오기전까지 1권 읽고 있으면 되지. 어차피 필요한건 '독서'인거고, 새로 나온 하루키 소설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으니깐.


2. 집근처 구민체육센터에서 수영 강좌가 있는 걸 알고는 바로 등록해야겠다 마음 먹었었지. 바로 집앞이 수영장인데 이런 좋은 환경이 어딨어. 근데 출장 계획이 잡히니 미뤄둘수 밖에 없었고, 돌아오자마자 그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강좌 등록을 했어. 바닷가에서 살던 촌놈이 자유영/배영/접영을 한들 그게 수영이겠어? 그냥 헤엄이지. 물에 떠있기 위한, 물속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동하기 위한 헤엄. 첫날엔 아줌마들 아저씨들 사이에서 발차기만 하다가 끝났지만, 뭐 한달내내 이것만 할껀 아니고 조만간 쭉쭉 뻣어나가는 멋진 헤엄... 아니 수영 솜씨를 뽐낼테지. 핫핫핫.


3. 윗쪽 찬장을 우연히 열었다가 몇달전에 마트에서 사둔 와인이 다시 눈에 띄였어. 저거 할인행사로 만원이나 깎아준다길레 얼씨구나 안고온 와인인데 아마 이 찬장에서 숙성(!)된지 6달 정도 됐을꺼야. 예전처럼 와인 하나 까서 그날 다 마셔버리는 짓 같은 건 하지 않으니깐. 게다가 요즘에 술이 많이 약해 진것 같아, 저 와인 한병을 통째로 마시기가 엄두가 안나. 방에 누가 놀러라도 오면 풀어서 다 마셔버릴 생각이야. 어떤 술이든 열었으면 그날 다 마셔 버려야해. 아. 저 와인 샀을때 같이 샀던 치즈가 아직 냉장고에 남아 있을텐데......




......



2009년 모월 모일,

김모군 여느때와 다름 없이 자전거를 타고 퇴근을 했다. 
퇴근시간이라, 퇴근 하는 사람들이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왠지 멋지게 보여줘야 할것 같아서 속도를 올렸다가 종아리에 쥐날뻔 했다.
달랑 20분이면 가는 거리인데, 자동차 매연을 이렇게 마시면 건강에 더 안좋을듯 허다.;;;

집에서 수영가방을 챙기고 수영강습을 갔다. 첫날이라 아줌마들이랑 나란히 앉아서 발차기를 했다.
아는 사람이 날 봤으면 참 우스웠겠다 싶었다.
강사가 발차기 잘 한다고 칭찬해줬다. 
으쓱한 마음에 더 열심히 하다가 종아리 쥐날뻔 했다. 아까 그 종아리다.;;;

집에 들어오는 길에 맥주 사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맥주는 어제도 마셨으니, 오늘은 참아야겠다 싶어서 그냥 들어왔다.

오자마나 놋북을 폈다가 옆에 책이 보였다.
2권 도착전에 다 읽어야 될텐데, 하는 생각에 책을 집었다.
한참 읽다가 주인공이 술마시는 대목에서 찬장에 와인이 생각났다. 냉장고에 치즈도 생각났다.
와인잔은 설겆이 귀찮으니 그냥 유리잔에 가득 한잔 따랐다. 먹다남은 치즈도 옆에 뒀다.



사촌 누나가 전화가 왔다.

"떼루 머하뉘?"





"어... 나 수영 갔다가 집에 들어와서, 치즈에 와인마시면서 책 읽는 중이야"



순간 난 참 재수가 없어보였겠구나 싶었다.



Posted by 떼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