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한번이라도 써보신분 손 한번 들어보세요."


극 중 김용'탁' 시인이 물어본다.
속으로 혼자 손은 들었지만, 사실 조금 부끄럽다.
영화가 끝나고 난뒤 나는 참을수 없이 부끄러웠다.

...



부산에 산다는 딸을 두고 혼자 손자를 키우는 할머니가 난생 처음 시를 배우고 싶어하신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시를 못쓰시겠더란다.


손주녀석은 자꾸 속을 썩이고,
알츠하이머 라는 병까지 시작됐더란다.  의사선생님이 얘기하는 걸 보니 심각한것인가보다.
그리고, 자주쓰던 단어가 생각이 안난다.



근데 길가던 중에 우연히 봤던, 딸을 잃었다는 그 엄마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그 자살했다는 딸이 궁금하다.

그 자살했다는 딸이 궁금하다.

그 자살했다는 딸이 궁금하다.

그 자살했다는 딸을 보게됐다.




그래서 항상 갖고 다니던 수첩을 열었다.










덧,


신문기사에서 짧게 나오는 사회 단신 기사 한 편, 언제라도 한번 다시 생각해본적이 있다 싶다.
길가다 지나친 꽃잎을 다시 돌아본적이 있나 싶다.

그 끊임없던 무관심에, 지나쳐버린 매정함에, 그조차 알지 못하는 무지함에 
난 너무 부끄러웠다.


문득, 미자 할머니가 다시 보고 싶었다가
길가에 무심히 넘겨보낼 만큼 조촐한 꽃들에 마져 
두손으로 받쳐드시며 "아이구~" 반가워하신 어머니 모습이 아른거렸다.




그리고, 포스팅 참 오랜만이다. ㅎㅎㅎ
Posted by 떼루 :

아이폰 지름

2010. 1. 2. 00:26 from 잡다한 이야기


연말이기도 하고, 분위기도 그렇고 하여...

아이폰을 질러줬음!! 후후

(테스트 삼아 아이퐁으루 포스팅 중)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떼루 :

영화 몇 편.

2009. 12. 6. 23:22 from 영화이야기
최근에 본 영화 몇 편, 본 순서대로,


The Moon

출발비됴여행에서 잠깐 보고 별기대 없이 봤다가 속으로 혼자 박수친 영화. 극중에 에너지 업체가 한국 업체인것도 신기하지만, 감정과 추억이라는 것의 무서움. 무엇이 인간다움이라는 것을 부여하는지 잠깐 고민하게 만든 영화.





스카우트

주말 저녁 배긁으며 티비 보다가 한밤에 모 케이블 채널에서 하는 걸, 별 생각없이 보고 있다가 자세를 다시 잡게된 영화. 소재는 선동렬이지만, 우리가 잊어서는 안될 일들 대신 다른것을 더 먼저 떠올리고 있지 않았었나 하고 되뇌이게 하는 영화.




The Soloist

그냥 한번 긁는 첼로음에 가슴이 저릿하더라. 손꾸락이 늙어서 말을 듣지 않아 기타배우기가 너무 어렵다 싶었는데, 아마 그 핑계는 늙어 죽을때까지 할 것 같더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요즘 들어 참 좋다싶음. ㅎㅎ






그래서 다 괜찮았다는 얘기였음. ㅎㅎㅎ
Posted by 떼루 :

행님 전상서...

2009. 11. 25. 22:53 from 잡다한 이야기




행님...





난 그냥 빈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 보내신겁니까.


















그것도 이렇게나 많이...




















혼자 어떻게 다 먹으라구요.
















근데, 역시 겨울은 감귤의 계절이라지요.

먹어도 먹어도 안질리게 생겼습니다.






















상하기 전에 미리미리 미친듯이 먹어두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행님-!

"(_ _)"



Posted by 떼루 :
raw 파일로 찍어서 lightroom 으로 관리중이다. 
게중에 몇은 iPhoto로도 import시켜뒀는데, 어떤 기준으로 넣어둘지 참 애매하긴 허다. (지금 생각으로는 인물사진 위주로???)


그 많은 raw파일들은, 한 때 생각하던 모토 - '사진은 버릴것이 없다!' 라는 별 시덥잖은 고집으로 같은 대상, 같은 프레임으로 여러장 찍은 사진들 마져 그대로 갖고 있었던 게다. 언젠가, 다시 한번 볼때 또 다른 매력을 찾을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리고, 지워버린 사진들은 영영 잃어버리게 된다는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근데, 그 '다시 볼때 다른 매력을 찾을지도 몰라서 남겨둔 그 많은 사진'들은,정작 다시 볼 때엔, 지리하니 비슷하게 여러장 이어진 사진 목록들 때문에 다른 사진들의 매력마저 잡아 먹고 있는듯 싶었다. 게다가 raw파일이니 용량이 장난다. 그래서 지워가는 중.

2009년 사진 전부 정리됐고, 지금은 2008년 사진들 정리중. lightroom에는 2004년 사진부터 들어가 있다. 그 해라면 E-1을 처음 영입한 해이다. 그러다가 며칠전 집에 방치되 있던 옛날 데스크톱 하드 정리 중에 첫 디카 올림 4000z로 찍은 사진들을 대거 입수 했다.    .... 올해 안에 이것들 다 정리할 수 있을지......


lightroom, iPhoto 요 두놈은 어케 섞어야 잘 섞어 쓸수 있을까.

아~~~~ 귀찮..


성진이 웨딩 촬영 중에... 2008. 4. 22





Posted by 떼루 :




그 뭣이냐...


제작자가 누구고, 트랜스포머2 제작비로 이 영화 몇편을 만들 만하고... 뭐 그런거 다 제쳐두고 딱 영화만 두고 보더라도, 디스트릭트9은 멋진 영화였다. 초반부터 시작되는 다큐스타일의 핸드헬드 카메라가 살짝 부담스럽다는 것만 견딜수 있다면, 중반 이후에서는 ‘장난 아닌’ 흡입력에 감정흐름을 맡겨주면 된다. 중간 중간 떠들던 옆자리 커플들도 후반에서는 가만히 화면만 쳐다들 보고 있더라. 어디서 떠들고들... ㅡ.,ㅡ++





_M#]



국내 개봉 몇달 전부터 몇몇 블로그에서 소문만 듣다가 개봉하고 이틀째 예매해서 봤다. 개봉전 어둠의 경로로 감상한 이들의 평에 따르면 '재미읍다!'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한참을 소문만 듣고 있던 나 역시 너무 기대치를 높였다가 영화보고 나서 실망하진 않을까 싶었지만, 영화는 기대 이상이었다. 극장에서 영화보고 흡족함을 느끼기란 '다크나이트' 이후에 오랜만인것 같다. 엔딩크레딧이 오를 즈음 그들에게 다시 묻고 싶었다. "아니! 이게 어떻게 재미 없을 수가 있어???"






Posted by 떼루 :





나는 약간은 빗나간 선을 따라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아, 그건 사실 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뻣어야 할 손이 잠깐 늦게 도착하기도 하고,

참았다가 꺼낼 얘기를 너무 일찍 들려주기도 한다.





바로 옆 라인에 또 다른 나는, 동생넘이 대충 던져준 사과도 덥썩덥썩 잘만 받는다.

덥썩! 덥썩!





덧,

넉달전 우연히 본 별자리 운세와, 이번달 별자리 운세가 마치 드라마 연속극 마냥 이어지더라.

그건 바로 옆 라인에 또 다른 '그 친구' 얘기겠지...



Posted by 떼루 :










어느새 바람은 이토록 차가워졌고,

하늘은 더 깊어졌더라.

... 가을을 많이 탄다던 그 친구는 잘 지내나 몰라~




연휴 끝~

농땡이도 끝~



아쉽지만 이제 모두 끝~


Posted by 떼루 :

지리산 산중 ...

2009. 9. 27. 23:27 from 사진 이야기









그 시간의 청량함을 조금이나마 간직해 두고 싶었던 욕심이었다.

그런 욕심은 과해 보이지만,

잘은 몰라도 몇해 뒤에 무심결에라도 이 사진을 보면서 잠깐 기분이 좋아질지도 모를 일이다.





파노라마 찍기는 어렵다.

뽀샵으로 갖다 붙이기가 어렵다. ;;;;
Posted by 떼루 :
1. 요즘 너무 책을 안 읽는 듯해. 오죽하면 다음 뉴스를 보는데도 글 읽기가 귀찮아 지는 건지. 그래서 독서좀 할 계획이었어. 한심하지. 독서도 계획을 하다니 말이야. 그러던 와중에 라디오천국 podcast듣다가 임경선이 요즘에 새로 출간된 하루키 소설을 읽는다는거야. 마침 잘됐지. 바로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어. 뭐 예약주문만 받는 상태였지만, 머 언제 오든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니 주문하는 건 망설여지지 않았지. 1권이 왔고, 2권은 한참 뒤에 올꺼래. 2권 오기전까지 1권 읽고 있으면 되지. 어차피 필요한건 '독서'인거고, 새로 나온 하루키 소설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으니깐.


2. 집근처 구민체육센터에서 수영 강좌가 있는 걸 알고는 바로 등록해야겠다 마음 먹었었지. 바로 집앞이 수영장인데 이런 좋은 환경이 어딨어. 근데 출장 계획이 잡히니 미뤄둘수 밖에 없었고, 돌아오자마자 그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강좌 등록을 했어. 바닷가에서 살던 촌놈이 자유영/배영/접영을 한들 그게 수영이겠어? 그냥 헤엄이지. 물에 떠있기 위한, 물속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동하기 위한 헤엄. 첫날엔 아줌마들 아저씨들 사이에서 발차기만 하다가 끝났지만, 뭐 한달내내 이것만 할껀 아니고 조만간 쭉쭉 뻣어나가는 멋진 헤엄... 아니 수영 솜씨를 뽐낼테지. 핫핫핫.


3. 윗쪽 찬장을 우연히 열었다가 몇달전에 마트에서 사둔 와인이 다시 눈에 띄였어. 저거 할인행사로 만원이나 깎아준다길레 얼씨구나 안고온 와인인데 아마 이 찬장에서 숙성(!)된지 6달 정도 됐을꺼야. 예전처럼 와인 하나 까서 그날 다 마셔버리는 짓 같은 건 하지 않으니깐. 게다가 요즘에 술이 많이 약해 진것 같아, 저 와인 한병을 통째로 마시기가 엄두가 안나. 방에 누가 놀러라도 오면 풀어서 다 마셔버릴 생각이야. 어떤 술이든 열었으면 그날 다 마셔 버려야해. 아. 저 와인 샀을때 같이 샀던 치즈가 아직 냉장고에 남아 있을텐데......




......



2009년 모월 모일,

김모군 여느때와 다름 없이 자전거를 타고 퇴근을 했다. 
퇴근시간이라, 퇴근 하는 사람들이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왠지 멋지게 보여줘야 할것 같아서 속도를 올렸다가 종아리에 쥐날뻔 했다.
달랑 20분이면 가는 거리인데, 자동차 매연을 이렇게 마시면 건강에 더 안좋을듯 허다.;;;

집에서 수영가방을 챙기고 수영강습을 갔다. 첫날이라 아줌마들이랑 나란히 앉아서 발차기를 했다.
아는 사람이 날 봤으면 참 우스웠겠다 싶었다.
강사가 발차기 잘 한다고 칭찬해줬다. 
으쓱한 마음에 더 열심히 하다가 종아리 쥐날뻔 했다. 아까 그 종아리다.;;;

집에 들어오는 길에 맥주 사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맥주는 어제도 마셨으니, 오늘은 참아야겠다 싶어서 그냥 들어왔다.

오자마나 놋북을 폈다가 옆에 책이 보였다.
2권 도착전에 다 읽어야 될텐데, 하는 생각에 책을 집었다.
한참 읽다가 주인공이 술마시는 대목에서 찬장에 와인이 생각났다. 냉장고에 치즈도 생각났다.
와인잔은 설겆이 귀찮으니 그냥 유리잔에 가득 한잔 따랐다. 먹다남은 치즈도 옆에 뒀다.



사촌 누나가 전화가 왔다.

"떼루 머하뉘?"





"어... 나 수영 갔다가 집에 들어와서, 치즈에 와인마시면서 책 읽는 중이야"



순간 난 참 재수가 없어보였겠구나 싶었다.



Posted by 떼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