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to die

2009. 4. 16. 23:59 from 잡다한 이야기
코딱지만한 구리구리 구로동 원룸을 벗어나, 새 오피스텔로 이사들어오면서 이전 원룸에 비해 두배는 됨직한 넓직한 방에 이전 짐을 풀었다. 작은 방에 뭐 들일것도 없었으니 이사하면서도 짐도 별로 없었고, 살림살이래봤자 별거 없지만 방은 너무 횡~ 했다.

침대에서 일어나 한발만 내 딛으면 엥간한건 손에 닿을 정도 였던 한발짝 생활권에 비해, 이사 들어온 집은 넓었다!!
(뭐 그래봤자 보통 원룸 넓이지만...) 싱크대 옆에 딸린 의자에 앉아서 노트북을 끄작끄작 거리다가, 횡댕그레한 방을 보며 뭐라도 채워야 되겠다 싶어서 이래저래 생각의 끝에 떠오른...  좌식 탁자!


- 의자에 앉을 필요 없이, 앉아서 이거저거 하다가 귀찮으면 바로 침대로 댕구르르 구를 정도의 근접성!
- 너저분히 어질러 놓을수 있는 충분한 공간!
- 친구랑 술먹고 들어와서 맥주와 각종 안주를 늘어놓을 식탁 및 응접용도 까지!


그날부터 웹질로 열씨미 물건들을 뒤져봤지만, 마음에 드는 게 딱히 없었다. 일전에 방배동에서부터 쓰던 광활한 MDP 합판으로 짰던 책상을 떠올리고는 직접 만들어보는것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극의 시작이다. 일단 DIY나 목공 관련 카페를 뒤지기 시작했고, 보통은 공방에서 작업을 한다만, 아파트 거실에서 만드는 이들도 많았고, 꼼꼼한 주부들도 쉽게 할수있다는 글들을 보면서... '만만한거구나!' 자신감이 붙었다고나 할까.


탁자를 만들겠다는 얘기에 일단 동생넘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초등학교때 국기함 만든거 기억안나? 어딘가 틈이 벌어져서 국기함 뚜껑이 안 닫히는 것처럼, 형이 만든 탁자는 노트북 올려놓고 타이핑 할때마다 모서리에서 덜거덕 거릴꺼야."

동생넘의 저주에도 불구하고, 이미 머리 속에는 광활한(!) 원룸 한가운데 심플하니 자리 잡은 탁자와 쌔끈한 맥북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며칠 틈틈히 visio로 그린 도면을 나름 세심하게 검토검토 하여 필요한 재료들을 추려내고, 웹질 중에 적당한 DIY샵에서 합판, 각목, 나사못, 이음쇠, 목심, 이중드릴날, 친환경페인트, 사포... 등등을 주문했다.



 
며칠뒤에 2미터 짜리 재료가 배송됐다. 2미터... ㅎㄷㄷ


 














... 별 생각이 없던 난 약간 당황하기 시작했다.










.. . 뭐 아줌마들도 쉽게 한다잖아~

한참 짬이 안나서 시작도 못하고 있다가, 회사 창립기념일. 드디어 결전의 날이라는 생각에, 늦잠을 잘려도 참을 청해도 더 잠들진 못하여 늦잠은 포기하고, 집 앞 맥도날드에서 사온 맥머핀 세트로 아침을 때우고는 작업 시작...





동생의 국기함의 교훈을 흘려들을게 아니었다.
작업중에 사진은 달랑 저거 한장



.... 하여!
결국 어설프게나마 침대와의 근접성, 넓은 면적, 심플함과 앤틱함이 공존하지만 생각보다 안이쁘게 만들어진 좌식책상 겸 식탁이 완성 된것이다. (사실 상판 연결은 아직이지만... ;;)






드릴질도 처음이고 목공도 처음이니 실수가 없을순 없을테고,
곳곳에 아마추어리즘의 흔적과 함께 인간미가 느껴지지않는가. --;;







한 2주간 띄엄띄엄 작업 하면서, 집은 엉망이었고, 곳곳에 나무조각들이 즐비하니, 당장이라도 싸잡아 버리고 싶은 충동이 몇번 들었다. 다 만들고 나서는 나름 뿌듯하긴 하지만, 이번 비극을 자초하면서 느낀 점이라면



- 어딘가에라도 비슷한 가구가 있으면 돈주고 사는것도 나쁘진 않다. ;;
- 목공은... 원룸에서 하는게 아니다. (톱밥톱밥! 먼지먼지!)
- 드릴질도 지나치면 골병든다. (군대 있을때 제초기 세시간 돌리고 난 기분)
- 드릴질보다 무서운 분노의 사포질!
- 친환경페인트도 냄새는 난다.
- 나의 색상감각은 믿을게 못된다. (왜 하필 '앤틱 브라운'인가.;;)





다음 목표는, 3단짜리 세로 선반인데....


... 그건 마음좀 추스리고 난 뒤에..;;
Posted by 떼루 :
낯선 샹송이 흐르는 밤...



낮에 주워들은 샹송 앨범을 기억해뒀다가, 구글링 몇분만에 음원을 받아버리고 말았다. 아직 웹은 자유롭다. 그래도 국내 가요 다운받은 것 보다는 맘이 편하다. 국내 가수에겐 참 미안한 일이거든...

이 곡의 제목은 'Parlez-Moi d'Amour'. 우리 말로 '날 사랑해줘요' 라던가.
제목 참 찌질하니 참 맘에 든다. ㅋ


'봄~'

매년 이 시기는 참 기분이 들뜨기 마련이다. 아침 출근길에 지천에 한 동안 보지 못하던 형형색색의 꽃들이 눈길을 이끌어 누군가에게 '출근길에 흐드러지게 꽃이 피었네요. 화창한 봄날만큼 즐거운 하루되세요~'같은 안부 문자 날릴이가 없어 난감해하고, 근무중에 흡연실에서 담배 한대 물어 불을 붙이고는 건너편 건물 마당에 곱게 핀 목련을 바라보다가 '이제 봄이 잖아!' 하는 소리라도 들은 것 마냥 괜히 혼자 설레고, 안양천에서 자전거 달리며 선선한 바람을 느끼면서도 천방 뚝길따라 나란히 줄지어 흐드러지게 핀 벚꽃들이 고와보여 길가던 아무 처자 손을 낚아채고 데이트를 해야 할것 같은 충동이 일기도 한다.


왜 괜히 '잔인한 4월'이겠는가.


그런 이율배반적인 감정을 고이 품에 간직한채, 그나마 손에 찌들듯한 담배냄새를 지우고저 화장실에서 손을 빠득빠듯 씻고 자리로 돌아오면, 나보다 어린 친구가 쑥스러운 눈빛으로 내미는 청첩장을 쓴웃음반, 억지 웃음 반으로 축하하며 받고, 이번에는 축의금을 얼마를 해야 적당한가. 지방 결혼식에 버스는 어디서 몇시에 출발하는 지를, 그리고 나는 주말 아침에 몇시에 집에서 나서야 하고, 내 정장이랑 구두는 지금 자취방에 있는지, 집에 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나도 모를 한숨부터 내뱉기 마련이다.


"아우~ 축하해요~!!! 사귀고 얼마 되지도 않은것 같은데 벌써 결혼을... 아 대체 머 어떻게 했길레 그래요? 나도 언능 가야되는데 방법좀 알려줘요~~~"


방법 알려달라는건 그냥 한 말이다. 그대 기분 좋으라고 그냥 한 말...
근데 난 그 얘길 하곤 정말 '방법'을 알려주는 양 기대를 하고 있더라.


"에으~ 그냥 술먹고 조르면 되요~ 흐흐흐"




난 술먹고 얘기했다가 채인적이 있다. --;


짬내서 웹질이나 할 생각에 네이버에 들어간들, 다음에 들어간들 뉴스들은 식상하다. 그 헤드라인만 보기만 해도 과장되어 보이는 낚시성 제목에, 생각하면 짜증 나는 것들에, 잘못 하나 클릭했다가 우리 위대하신 가카 사진이라도 보게되면(my eye! my eye~!!!) 몇분은 좀 쉬어야 시력을 회복할 정도다. 결국 웹진에 널린 에세이나 읽어 보든가, 아고라 즐보드나 찾게 되는게 수순이다. 그리고 클릭 몇번에, 정신 차리고 나면 난 또 그런글을 읽고 있더라.

'솔로 8년차 직딩의 고백', '왜 전 여자친구가 없을까요! ㅠㅠ', '여자가 싫어하는 남자타입 10가지'


결국엔 다 똑같은 얘길 다른 단어와 어순으로 늘어놓은 것들 뿐일텐데, 자꾸 눈이 가고 읽게되는건, 내가 아직 그 글에 쓰인 단어와 어순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이유인가? ... 어쨌든 참 쭈글한 시간들이기 그지없다.


남들 고민에 대한 처방은 내가 들어도 그럴듯 하니 시원하게 내주면서 정작 내 case에는 난감해 하는지를,
'중이 지 머리 못깎는다'는 명제에 대해 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그래서 난 좀 겸손해져야 하나 싶다.


'이봐...연애상담은 해줄수 있지만, 나도 못하는 거라 다소 신빙성이 떨어진다네. 듣고 안듣고, 믿고 안믿고는 당신 마음이지만, 괜히 얘기해봤자 내 입만 아프고, 나까지 초라해지니 다른 사람을 찾아 보는게 어떤가.... 술먹고 고백했다가 결혼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친구한테 얘기해보는게 좋을것 같네. 난 술먹고 그랬다가 채였거든~

게다가, 난 좀 겸손해질필요가 있다네...'
Posted by 떼루 :



유난히 친구들의 전화가 많이 걸려오는 날이었다.



나에겐 시간이 충분치 않고,

그에겐 기다릴 이유가 없을것이다.


결국 나는 지난 시간때문에 가슴을 칠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그 이유없는 시간으로 나는 제자리에서 벗어날수 없을 것이라고......
Posted by 떼루 :


"1년 전엔 말이죠...
한달에 3~4일 빼곤 모조리 야근으로 지내도 몰랐는데... 이젠 하루 야근하면 다음날 담이 온다니깐요..."




야근동안 피운 담배로 칼칼해진 목을 씻어내야 할것같아서,
까끌한 맥주를 들이키는 야근 후의 귀가 현장.


발뒤꿈치 굳은살을 떼내면서, 아무 생각없이 들른 어느 블로그에서
발렌타인데이 특집 페퍼민트 방영분 중,
소녀시대 공연분만 스트리밍으로 HD! full screen! 으로 보던 중







굳은살 뜯던 손등위로 침이 떨어졌다.














아... 독거청년의 밤은 그렇게 깊어가는구나... ;;
Posted by 떼루 :




- 홍상수 영화를 볼땐 말이지, 가끔 기시감 같은 걸 느껴.

- 기시감?

- 어. 기시감... 데쟈뷰. 머 그거 있잖아.

- 아~

- 주인공이 얘기 하는거, 주변인물들이 얘기하는 것들... 그리구 그런 상황들이 꼭 내가 겪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단 말이지. 뭐 그건 정말 내가 한짓일 수도 있는데, 사실은 나한테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근데, 꼭 그런 상황이 나에게도 있었던 것 같고, 있을 법하기도 한 느낌이 들거덩. 그리고 실제로 그런 상황이 닥치면 나도 아마 그 친구처럼 그렇게 행동했을꺼 같아. 찌질하게 징징거리고, 소심하게 눈치보고, 뻥치고 뭐 그런거... 그래서 영화에서 찌질거리는 주인공 하는 짓 보면서 웃기는 하는데, 한참 웃다보면 이건 내가 하는 짓이 찌질거려 웃는 거나 마찬가지란 말이지. 한참 웃다가 결국 쓴 웃음이 되는거지.
근데 아까 거기서... 박은혜가 나와서 학교 가기전에 얘기한거 있잖아. 독일여행 갔다온 뒤에... 김영호한테 뭐 이제 사랑하기로 했다나 머라나. 그 장면은 정말 비슷한 장면이 있었어. 실제로 겪은...... 다른 사람들도 연애할 때는 다들 비슷하게 그런식으로 얘기들 하나보지? 하여간, 그 장면에서 진짜 손발이 오그라 들더라. 마치 연애하는 둘만 닭살맞게 얘기하던걸 누가 옆에서 엿들은 것같은 기분이 들더만....

... 소주나 한병 더 시키자. 택시타고 가믄 되지!

- ㅎㅎㅎ
Posted by 떼루 :
1월 7일.

'작심삼일'로 치면 금연결심을 했어도 두번은 했을 동안, 새해 다짐따위가 별거냐, 매번 하는 새해다짐 한해쯤 거른들 어떻겠냐 싶었다. 근데 굳이 연말 새해가 아니라도 반성이나 다짐은 하기 마련인가보다.

보일러를 돌려도 바닥은 뎁혀질 망정, 외풍에 키보드에 올려둔 손가락이 시려운 이 정 안드는 원룸 골방을 떠날때가 됐다. 출퇴근 시간의 압박에 못이겨 회사 근처 작은 원룸 하나 구해 옮겨왔다만, 이전 20평 조금 안되는 작은 빌라에서 지내던 자취생활과는 너무 거리가 멀었다. 도리어 방이 작아 청소하기는 편하겠다 생각했지만, 장점은 딱 그거 하나...

"걸레질을 힘들이지 않고 금방 끝낼 수 있다."

어차피 옮겨야 할테니, 외풍없고, 정말 조금이라도 조금 더 넓은 방을 찾아 일단 며칠 웹질로 물건 물색중이다. 굳이 회사 근처가 아니라도 좋으니 시세파악해 가며 적당한 동네부터 알아보는 중인데, 미국발 금융 위기로 경기 침체, 전세하락 어쩌고 하더라도 여전히 서울특별시의 전세값은 특별했다. 그리고 2년동안 회사임금을 받아먹고 어디다 버렸나 싶다. 그리고 갑자기 서울 시내에 외로이 홀로 떨어진 막막한 기분... 은 오바인가... --;;

아마 2년전 집 계약 하면서 그런 비슷한 막막한 기분을 느낀듯 하다. 몇년동안 모아둔돈과 마이너스 통장 박박 긁어 코딱지만한 원룸 구하고선 세상살이의 만만치 않음을 느끼고, 방만했던 내 자신을 어리석어 했고, 그동안의 느슨한 씀씀이에 반성하며, 알뜰하게 살아야 하겠다고 다짐을 했을테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손에 잡히지 않는 이 허망함에 멍 때리고 있구나...



사회와 부의 양극화, 소득 불균형 뭐 그딴 핑계를 대기엔 시기도 적절치 않을 뿐더러, 그거 댄다고 누가 무이자 대출 내주지도 않을테니, 결국 또 새해와는 무관한 반성과 다짐을 하게 된다. '다시 한번' 세상살이의 만만치 않음을 느끼고, 방만했던 내 자신을 어리석어 하고, 그동안의 느슨한 씀씀이에 반성하며, 알뜰하게 살아야 하겠다고...

그리고 이 구리구리 구로동은 뜨고 말리라... --+
Posted by 떼루 :

20080717

2008. 12. 17. 21:33 from 잡다한 이야기
그 얘길 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적어도 네번까지는 만나봐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대충 알수 있게 된다고.

"저는 어떤것 같아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쉬지 않고 쭉 빨아마신 아이스티 바닥을 빨대가 요란하게 훑는 소리 몇번과 함께 우린 다시 어색하게 골목을 걸었다. 약간 유치할뻔 했던 농담을 주고 받다가, 시시하게 끝나버리고 우리는 각자 갈길을 재촉했다. 속이 약간 쓰려왔지만 담배를 불고 불을 붙여 한모금 들이 마시고, 쓰린속은 모른척 무심하게 걸었다. 어느 지쳐 보이는 택시기사의 옆자리에서 미적지근한 여름 밤바람을 얼굴에 쐬고, 2천원을 건네주고 백원짜리 동전을 헤집는 기사님 손동작에 무신경한 듯 인사하며 차에서 내렸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무심한듯 많은, 아니 작은 생각할 꺼리들이 똑같이 줄줄이 이어져 그끝을 더듬기 조차 막막한 그런 날이었다. 그런 날이었음에 무표정한 2호선 더운 공기 가득찬 전철에 서서 농담을 섞은 문자를 쓰고 마지막 문장은 약간 고쳐 적었다. 구로디지털 단지역. 여전히 길가에, 가게안에 사람들은 자기 얘기에, 술잔에, 젓가락에, 얼굴을 붉히고 있었고, 당달아 시원한 맥주 한모금 마실 핑계거리를 찾는 적 문자를 확인해가며, 어느샌가 무심한 불붙은 담배 한개피 오른손 집게 손가락 아래 꽂아두었다. 찬물에 샤워 후 '좋은꿈꿔요(^_^)' 한문장에 그닥 마음에 드는 꿈은 꾸지 못 할 듯 폰을 닫았다. 이제 그만하자.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해가져도 여전히 후덥지근한 여름밤이었다. 열어둔 창문으로 술취한 사람들의 넋잃은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Posted by 떼루 :
휴일 오전, 어머니 모셔다 드리는 길에 잠깐 라페스타에 있다는 레코드점에 들렀다. 정말 간만에 레코드샵이란델 들러봤다. 최근 CD는 모조리 인터넷으로 지른다만, 기다리는 시간 만만치 않다. 기다린 택배 상자 뜯는 재미도 재미지만, 큰맘먹고 지른건 당장 내 손에 잡혀야 제맛~! ㅋ

노란색 종이 박스에 단조롭게 그려진 앨범아트가 제법 맘에 든다.
피쳐링이 다양하다고는 들었지만, CD 두장인지는 몰랐다. ;;

김형중, haihm, 소녀시대, peppertones, my aunt mary, sweet sorrow, 노영심, juno, Lucia Ahn(Ahn trio), 엄정화, 정재일, W & Whale, 조원선, 유희열, 김태형, Kayip, 윤건, Casker, 이선균(... 이선균???),  Astro Bits...





윤상 원곡들을 무지하게 좋아하긴 하지만, 일전에 나왔던 리메이크 곡들은 그닥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안그래도 비슷하다면 비슷하게 들리는 곡들을 더 비슷한 리듬으로 리메이크 한 느낌들이라 오히려 원곡의 리듬이 조금 물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뭐 그렇다고 원곡들이 싫어진건 아니다만... ^^;;)

이번 앨범들도 리메이크 곡들이다만, 이전과는 사뭇다르다. 이전 리메이크 곡들과 다를뿐 아니라, 원곡과 비교하여도 완전 새로운 곡 처럼 느껴지는 수준이다. 각자 피쳐링한 가수들의 분위기에 더 가까워진듯 하다. 소녀시대가 부른 노래는 소녀시대 노래 같고, 노영심 연주곡은 노영심 앨범 같고, 유희열 피쳐링 곡은 왠지 토이 5집 어딘가에서 들은 곡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분명 이전 윤상 앨범에 들어있던 곡들의 비슷한 리듬과 같은 가사들인데, 다양한 느낌의 곡들로 20곡이 채워져 있었다. 역시 듣던대로 굶어가며 공부했다더니... (동생 말에 따르면... ^^;)



원더걸스가 좋았는데, 점점 소녀시대의 밝은 음색이 좋아진다.
소녀시대 앨범도 구해봐야겠다. ㅋ
Posted by 떼루 :
금요일 자정을 넘긴 시간, 아무도 없는 집에서 TV채널을 돌리다 '질투는 나의 힘'이 막 시작한 것을 보고, 몇년만에 다시 볼 기회가 있었다. 처음 보고 난 뒤에 정말 '하나도 이해가 안된다' 싶던 영화였기에... 또, 그런 영화들이 다시보면 새록 새록 뭔가 보이기도 하는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근데, 몇년만에 다시본 이 영화는 여전히 '하나도 이해가 안된다.'ㅋ




난 그동안 서른도 넘었고, 여자한테 딱지도 몇번 더 맞았고, (아...ㅠㅠ), 회사생활도 몇년 더 했기에, 그때 모르던걸 지금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나보다. 음. 난 여전히 어른은 아니었든지, 아니면 어른이라도 이 영화는 이해가 안되는 영화든지...

"그 싸구려 양주 자꾸 마시게되... 근데 그게 괜찮아"

극 중에 문성근이 날린 대사. 아마 그 대사 하나면 이 영화에서 얘기하고자하는 것에 대해 어느정도 커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감독이 바라보는 극중 마초적인 성격을 지닌 문성근 캐릭 - 윤식에 대한 시선일 수도 있고, 조금 너프하게 보면 원상에게 적용해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조금 더 나가면 남자들에 공통적인 성향에 대한 정리일수도 있겠다 싶다.


극중 캐릭터의 행동에 직간접적으로 감정이 이입되어 조롱반 자조반 섞어 영화를 보게되는 - 그렇게 즐기게 하는 홍상수 감독 영화의 경우. 영화 내의 극중 인물, 그 인물의 행동, 감독이 가진 시선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여성들 처럼(음. 다그렇다는 말은 아니고 주위에서 흔히들 그렇게 얘길 하길레...^^) 여성감독의 시선으로 쓰여진 이야기라서 일까. 그 시선으로 만들어진 남성의 삶에 방식에 대해 자세히 듣게 되면, 나는 손톱만큼 정도의 반론 정도는 할수 있을까? "뭐.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정도만큼? ㅋ

어차피 보는 시선에 대한 차이라면, 바라보이는 것들에 대한 변명은 불필요 할지도 모르겠다. "이유야 어쨌든 하는 짓은 그렇잖아요." "그러게요. 허허허~". 끝.
Posted by 떼루 :
윤종신 11집 - '동네 한 바퀴'


종신형님의 새 앨범이 나왔다!! 출현 프로마다 하두 얘기를 하니 모르는 사람은 없겠다만... 이전 앨범에 비해 미성이 좀 나아진 것 같다. 술담배를 끊었다고 하니, 이전에 어느 TV프로에서 라이브에 완전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 그 낭낭한 20대 초반의 청아한 목소리도 나이앞에는 무너지는구나 느꼈다. '너에게 간다'를 소주두병 마시고 노래방에서 음정 놓쳐가며 부르는 듯했다. ;;; 물론 라이브는 확인해봐야겠지만, 1,2번 트랙까지만 듣고도 확연히 이전보다는 목소리가 깨끗해진것 같다. 시원시원하니 올려주기로는 이전 015B에 추종하던 그시절의 느낌을 잠깐 느낀듯 했다. 죄다 정석원이 써서 그런가, 윤종신 작곡의 발라드도 그 나름의 느낌을 참 좋아라 하는 나로선 살짝 아쉽긴 하다.


Silje Negaard - 'at first light'


라디오에서 잠깐 듣게된 'be still my heart'의 전주부분만 듣고 완전 꽂혀서 거의 충동구매식으로 지른 앨범... 은 아니고, itunes store에서 데모로 몇곡 들어보고 나름 심사숙고한 후에 구매했다. (심사숙고 한... 8초) 노르웨이 출신 재즈 보컬인 그녀의 매력적인 목소리와 그닥 어렵지 않은 재즈곡들이다. 틀어놓고 들어가며 포스팅 중인데, 분위기 왜케 닭살맞냐...;;


하임 1집 - 'haihm


어디서 봤더라. 실력있는 여성 일렉 싱어송라이터라고, 이름은 들어본적 있지만 들어본 노래는 인터넷 뒤져서 스트리밍으로 한곡 들어봤을 뿐이다. 그 이후에 라디오로 한두번 더 들은것 같고. 앞에 두개 골라놓고, 배송비 줄여볼꺼라고 하나 더 고르다가 문득 기억나서... 일렉 음악은 참 뒤도 안보고 잘 지른다. 12월에 윤상 새 앨범 나오면 일단 덮어두고 지르고 보겠지. 안봐도 뻔.


bit rate를 전부 320kbps로 리핑 뜬거라. 스트리밍은 쉽지 않을테고... 찾아보시믄 쉽게 들으실수 있을듯. ㅋ
아... 장기하와 얼굴들도 같이 살껄그랬나...;;
Posted by 떼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