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상수 영화를 볼땐 말이지, 가끔 기시감 같은 걸 느껴.

- 기시감?

- 어. 기시감... 데쟈뷰. 머 그거 있잖아.

- 아~

- 주인공이 얘기 하는거, 주변인물들이 얘기하는 것들... 그리구 그런 상황들이 꼭 내가 겪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단 말이지. 뭐 그건 정말 내가 한짓일 수도 있는데, 사실은 나한테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근데, 꼭 그런 상황이 나에게도 있었던 것 같고, 있을 법하기도 한 느낌이 들거덩. 그리고 실제로 그런 상황이 닥치면 나도 아마 그 친구처럼 그렇게 행동했을꺼 같아. 찌질하게 징징거리고, 소심하게 눈치보고, 뻥치고 뭐 그런거... 그래서 영화에서 찌질거리는 주인공 하는 짓 보면서 웃기는 하는데, 한참 웃다보면 이건 내가 하는 짓이 찌질거려 웃는 거나 마찬가지란 말이지. 한참 웃다가 결국 쓴 웃음이 되는거지.
근데 아까 거기서... 박은혜가 나와서 학교 가기전에 얘기한거 있잖아. 독일여행 갔다온 뒤에... 김영호한테 뭐 이제 사랑하기로 했다나 머라나. 그 장면은 정말 비슷한 장면이 있었어. 실제로 겪은...... 다른 사람들도 연애할 때는 다들 비슷하게 그런식으로 얘기들 하나보지? 하여간, 그 장면에서 진짜 손발이 오그라 들더라. 마치 연애하는 둘만 닭살맞게 얘기하던걸 누가 옆에서 엿들은 것같은 기분이 들더만....

... 소주나 한병 더 시키자. 택시타고 가믄 되지!

- ㅎㅎㅎ
Posted by 떼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