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자가 누구고, 트랜스포머2 제작비로 이 영화 몇편을 만들 만하고... 뭐 그런거 다 제쳐두고 딱 영화만 두고 보더라도, 디스트릭트9은 멋진 영화였다. 초반부터 시작되는 다큐스타일의 핸드헬드 카메라가 살짝 부담스럽다는 것만 견딜수 있다면, 중반 이후에서는 ‘장난 아닌’ 흡입력에 감정흐름을 맡겨주면 된다. 중간 중간 떠들던 옆자리 커플들도 후반에서는 가만히 화면만 쳐다들 보고 있더라. 어디서 떠들고들... ㅡ.,ㅡ++
이 영화의 재미로 친다면, 가장 먼저 흥미로운 소재와 그에 이은 스토리라인이다. 외계 우주선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상공에 방치되어 있는데, 알고봤더니 어리버리한 외계인들만 가득 차 있더라. 그래서 우주선 바로 아래 동네에다가 그 미개해보이는 (고양이 통조림에 환장하는)외계인들을 모아 수용소를 만들었다. 그게 디스트릭트9. 근데 10년동안 같이 살다보니 시내에 사는 인간들의 불평이 너무 심해져서, 저 멀리 디스트릭트 10으로 이주를 시킬꺼다. 이주 작업의 총 책임은 ‘비커스’가 맡는다. 뭐 대충 그렇게 영화는 시작한다. 그외에 외계모선이 왜 움직이지 않는지, 그들의 무기들을 왜 인간이 쓸수 없는지 등등 자잘한 내용을 각 분야의 담당자 혹은 주인공 비커스와 주위인물의 인터뷰 식으로 진행이 된다.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들의 인도적 차원에서 대우하는 것은 사실 겉으로 보이는 면 뿐이고, 실상은 번식하지 못하도록 알들을 불질러버리 거나, 그들의 강력한 무기사용을 위해 정부주관으로 생체실험마저 자행이 된다. 그와 더불어 나이지리아 갱단의 주술에 대한 집착 또한 이기적인 인간의 또다른 면을 볼수 있다. (다른 SF와는 달리 이 영화에서의 외계인들은 거의 바보다. - 아니 바보들만 어찌하다가 지구에 불시착한것이다.) 주인공인 어눌한 비커스 역시 그 일 - 외계인들이 거주하는 디스트릭트 9을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지만 그들에게 동등한 시선을 주는 대신, 인간 이하의 관리되어야 하는 하등한 족속으로 대할 뿐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연민을 느끼고, 다시 보게 되는 계기 역시 어떤 사건에 대한 비커스 자신의 (혹은 인간 본연의) 이기적인 선택일 수 밖에 없다.
특수효과를 본다면 CG들로 요란하게 떠들어대는게 아니라, 멀찌감치 카메라로 보이는 실제 배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려서 마치 해외토픽 뉴스 혹은 사건현장 속보를 보는 듯한 흥미로운 화면을 즐길 수 있었다. 마치 한강 고수부지에서 ‘괴물’과 피하는 사람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다리위를 달리는 버스에서 보던 시점에서의 느낌과 비슷하다.
[#M_[요건 정말 스포일러!] 영화 말미에 갑자기 든 생각이라면............|아님 말고~ ㅋ|
"모선을 타고 집으로 날라간 그 외계인 친구는 3년 뒤에 군대를 끌고 지구에 올거라는 말만 남기고 날랐는데, 그럼 2012년에 올 거고 그럼 바로 지구 종말이겠구먼.... 디스트릭트9 속편을 만든다면 감독은 롤랜드 에머리히가 적당...??? ;;;"
_M#]
국내 개봉 몇달 전부터 몇몇 블로그에서 소문만 듣다가 개봉하고 이틀째 예매해서 봤다. 개봉전 어둠의 경로로 감상한 이들의 평에 따르면 '재미읍다!'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한참을 소문만 듣고 있던 나 역시 너무 기대치를 높였다가 영화보고 나서 실망하진 않을까 싶었지만, 영화는 기대 이상이었다. 극장에서 영화보고 흡족함을 느끼기란 '다크나이트' 이후에 오랜만인것 같다. 엔딩크레딧이 오를 즈음 그들에게 다시 묻고 싶었다. "아니! 이게 어떻게 재미 없을 수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