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영화 내용과는 무관함]
#1
전망이 좋은 집에 살던 날들이 있었다.
비싼 고층 아파트가 아니라, 언덕위에 위치한 쓰러져가는 빌라이다.
그 빌라에 살던 덩치큰 두 대학생은 주중에는 학교에서 술을 마시다 집에와서는 맥주로 하루를 마무리했었다.
그러니, 집이 엉망일 수 밖에.
주말아침이면 (전날 과음을 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방청소와 밀린 빨래를 하기 시작했고,
집청소를 마친 햇살 좋은 거실창가에 빨래를 널어두고는 식사 겸, 청소/빨래 완료 기념(!)으로 빼갈에 탕수육을 시켰다.
낮술을 했었다.
나른해진 기분에 주말의 햇살은 더없는 환각제였다.
그리고 뉘엇뉘엇 해지는 저녁쯔음엔 속도 뉘엇뉘엇...
#2
한달에 한두번은 두시간 거리인 집으로 주말마다 버스를 타고 가던 때도 있었다.
일주일 내내 남자들만 바글바글한 학교에 있다가 유일하게 이성을 목도할 기회다.
옆자리엔 항상 이쁜 여학생이 아닌 누군가 탔었다.
3년 내내...
그래도 출발하는 버스에 먼저 타고 앉아 있으면 괜히 설레~
#3
간만에 회식이라 신나게 마셨더랬다.
이것저것 섞어 마셨더니 머리가 깨질지경.
주말이라고 집에가서 해장라면 하나 끓여먹고, 하루종일 누워서 티뷔 리모콘에 손가락만 꼼지락 꼼지락~
저녁에 동생이 집에 왔다.
2주만에 보니 반갑네, 저녁먹으러 나갔다가 조개찜이 땡겨서 소주 한병 깠다.
아... 난 속이 좋지 않지만, 간만에 만났으니 한잔해~
그리고, 지난주에 길 건너편에 정체를 알수 없는 가게에 생맥주가 기가막히더라.
아... 난 속이 좋지 않지만, 그 맥주는 먹어야 할것 같아. 한잔해~
한심해 보이지? 내가 봐도 그래. 근데 머 어때~
한잔해~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