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01

2008. 5. 2. 01:12 from 잡다한 이야기
도망치듯 회사에서 컴퓨터를 끄고 나왔고, 그렇게 휴가가 시작되었다. 괜히 거창한 계획 따위도 없었고, 계획없는 휴가를 보낸 뒤에 아쉬움 따위는 미리 접어둘 생각에, 또 다시 '급조'되다 시피한 휴가가 시작된 것이다. 매번 그래왔고, 매번 그랬으니 이번에도 달리질건 크게 없다.



어머니 심부름으로 인사동에 한지를 사러 갔었다. 날씨는 예술이었고, 어제 며칠전 부터 듣고 있던 'Ibadi'는 도리어 날씨로 들뜬 마음을 차분이 내려 앉혀줬다. (화창한 날씨랑은 그닥 어울리진 않는 분위기였다는 얘기다.) 딴건 몰라도, 일렉음 사이에 그녀의 목소리와는 또다른 호란의 목소리였다. 호란은 도리어 이 앨범처럼 어쿠스틱에 훨씬 잘 어울리는 듯하다. 김윤아의 비장미보다는 약간 부드럽고도 세련되어 보이는 듯한 분위기. 알렉스는 그냥 '우리 결혼했어요'에나 계속 나오래라지, 신애 좀 보게... --*




노동절 휴일답게 인사동 거리는 '좀 많네~' 싶을 정도의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그래도 괜히 차분해 보인다 싶은 이유는 학생들이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학생들이 없는 휴일이라는 내 생각 때문이었을까.

화장실을 찾는 동생넘을 쌈지길 안쪽에 밀어 넣고, 잠깐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 몇 컷, 그리고 사람들 구경. 볕 좋은 인사동은 그렇게 간만에 모습이라 반가웠다.



돌아오는 길 경복궁앞에서 신호 대기중, 부암동 방향으로 자전거를 몰고 가는 어떤 이의 모습을 보곤, 쇼핑몰에 주문해둔 NG5162에 카메라, 맥북 그리고 몇가지 자잘구레한 것들 챙겨 매고 자전거에 올라 땀흘리는 모습을 잠깐 상상해봤다.



...


그리고 집에 와서 쇼핑몰 배송현황 확인해보니, 아직 물건은 보내지도 않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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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매번 그렇다. 지랄맞은 타이밍.
Posted by 떼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