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한번이라도 써보신분 손 한번 들어보세요."
극 중 김용'탁' 시인이 물어본다.
속으로 혼자 손은 들었지만, 사실 조금 부끄럽다.
영화가 끝나고 난뒤 나는 참을수 없이 부끄러웠다.
...
부산에 산다는 딸을 두고 혼자 손자를 키우는 할머니가 난생 처음 시를 배우고 싶어하신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시를 못쓰시겠더란다.
손주녀석은 자꾸 속을 썩이고,
알츠하이머 라는 병까지 시작됐더란다. 의사선생님이 얘기하는 걸 보니 심각한것인가보다.
그리고, 자주쓰던 단어가 생각이 안난다.
근데 길가던 중에 우연히 봤던, 딸을 잃었다는 그 엄마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그 자살했다는 딸이 궁금하다.
그 자살했다는 딸이 궁금하다.
그 자살했다는 딸이 궁금하다.
그 자살했다는 딸을 보게됐다.
그래서 항상 갖고 다니던 수첩을 열었다.
덧,
신문기사에서 짧게 나오는 사회 단신 기사 한 편, 언제라도 한번 다시 생각해본적이 있다 싶다.
길가다 지나친 꽃잎을 다시 돌아본적이 있나 싶다.
그 끊임없던 무관심에, 지나쳐버린 매정함에, 그조차 알지 못하는 무지함에
난 너무 부끄러웠다.
문득, 미자 할머니가 다시 보고 싶었다가
길가에 무심히 넘겨보낼 만큼 조촐한 꽃들에 마져
두손으로 받쳐드시며 "아이구~" 반가워하신 어머니 모습이 아른거렸다.
그리고, 포스팅 참 오랜만이다. ㅎㅎㅎ